詩다움

갸웃갸웃, 달개비꽃 [한영옥]

초록여신 2008. 7. 11. 12:08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고

비스듬히 열어놓은 문으로

사람 사는 냄새 연신 흘리며

가는 사람에게 밥해 먹이고

강물 같은 세월에 손 씻으면서,

깊이 드는 잠 속만

갸웃갸웃하는 그 사람에겐

밥도 못 싸주고

밥도 못해 먹이고

저릿저릿한 푸른 꽃 한 줌만

마른 손바닥 위에 올려놓는다

갸웃갸웃, 달개비꽃

깊이 드는 잠 속, 그 사람 늘 푸르다.

 

 

 

 

* 아늑한 얼굴

 

 

 

.......

 

가는 사람 잡지 않고 오는 사람 막지 않던 그 사람이 있었다.

갸웃갸웃,하는 그 때가 있었다.

이제는 깊이 잠 든, 그 사람 늘 녹슬었다.

멀어진 아늑한 얼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