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가을의 소원 [안도현]

초록여신 2008. 7. 2. 18:26

 

 

 

 

 

 

 

 

 

적막의 포로가 되는 것

 

 

궁금한 게 없이 게을러지는 것

 

 

아무 이유 없이 걷는 것

 

 

햇볕이 슬어놓은 나락 냄새 맡는 것

 

 

마른풀처럼 더이상 뻗지 않는 것

 

 

가끔 소낙비 흠씬 맞는 것

 

 

혼자 우는 것

 

 

울다가 잠자리처럼 임종하는 것

 

 

초록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

 

 

 

 

 

* 간절하게 참 철없이 / 창비, 2008. 1. 21.

 

 

 

.......

무엇보다도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이 건강하기를,

그래서 함께 한 자리에서 웃을 수 있기를,

바라고 바라고 또 바라겠습니다.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