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앵두가 잘 익었다 [장석주]

초록여신 2008. 6. 20. 13:23

 

 

 

 

 

 

 

 

 

 

유월 三伏이다. 땡볕 아래 장독대

간장독에서 간장은 짠맛이 깊어진다.

모시적삼 입은 새댁이 간장을 뜨며

앵두 몇 알 입 안에 넣고 오물오물 하더니

씨만 골라 투투ㅡ 뱉어낸다.

 

 

露宿도 봄철에는 할 만하겠다.

저렇게 탱글탱글 여문다면

할 만하겠다.

 

 

 

 

* 절벽

 

 

 

.......

커피를 두 잔 연거푸 마셨다.

냉장고에 붙혀진 과일자석에 시선이 찍,

빠알간 앵두, 앵두, 앵두가 먹고 싶다.

씨를 퉤퉤 멀리 뱉고 싶어일 게다.

그럼, 입 속에 잠자던 침묵어들이 사라질 것만 같다.

(앵두가 먹고 싶은,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