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따지기 [윤관영]

초록여신 2008. 6. 18. 08:16

 

 

 

 

 

 

 

 

 

 

 

언 자리와 마른 자리를

제 속에 두는 게 봄이다

비닐하우스, 그 문턱이 봄의 중심이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비닐하우스가 있고

보온 덮개가 있다

이제 막 상토를 밀며 나오는 고추 모종들

들락날락하는 내 걸음에

시루떡 같은 흙이 들러붙는다

이 불화의 걸음걸이,

장화 코를 차대며 해찰하다가

돌짬에 진흙을 떼어낼 땐

주걱에 묻은 밥풀을 앞니로 긁는 것 같았다

비닐하우스 안에는 또 비닐하우스

그 안에 노란 백열등을 밝히는 마음

일 마치고 장화를 벗어 털었다

바닥에 부딪는 장화의 타격음

꽃샘바람에 올라탄다

떡잎처럼 떨어져 내린,

내 발바닥의 비밀한 상형문자

그제서야 보았다

지구의 봄 소식을 장화로 타진하고는,

 

 

 

 

 

* 어쩌다, 내가 예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