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이동 [하재연]
초록여신
2008. 6. 15. 07:21
당신은 그 여자를 알고 있었는가? 떨림이나 울음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여자의 보이지 않는 둘레 안에 누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것을 둥그런 무늬가 일그러지거나 또 다른 고리를 만드는 것을
만약 당신이 선택하는 자라면 옆에 있거나 떠나거나 둘 중에 하나이다 그러나 당신은 그 여자를 알고 있었는가?
그 여자는 울거나 웃었거나가 아니라 다른 쪽을 향해 조금씩 움직였다는 것을
* 라디오 데이즈 / 문학과지성사, 2006.
......
나에게는 묻혀진 시인의 시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낚시되어 나에게 다시 되돌아 와서 빛이 되는군요.
그 여자가 나라고 믿으면서, 고마워요!
다른 쪽을 향해 조금씩 움직였다는 것을,
우리는 알지요.
또한 다른 쪽을 바라보았다는 것 또한
우리는 알지요.
결국 이동했지만, 늘 그 자리에 있음을,
또한 우리는 알지요.
(오늘은 나의 별서에 핀 자작나무이고 싶은, 초록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