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그것이 아픔이라는 걸 모르고 [차창룡]

초록여신 2008. 5. 12. 17:49

 

 

 

 

 

 

 

 

 

 

 

 

아스팔트에 굴러다니는 도토리를 주워

죽어가는 관음죽 화분에 올려놓았더니

 

 

도토리의 대가리를 뚫고

나무 한 마리 솟아올랐다

 

 

저러이 둥근 알 속에 사방으로 가지치는

인연이 숨어 있었다니

 

 

벌레들 허공 그리고 흙은

도토리에서 연방 내장을 끄집어내고 있다

 

 

그것이 아픔인 줄 알면서도

 

 

 

 

 

* 고시원은 괜찮아요,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