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청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여름편지 [정유화]

초록여신 2008. 5. 10. 10:11

 

 

 

 

 

 

 

 

 

 

 

 여름 숲 속은 초록그늘입니다. 피곤한 생각이 그 그늘에 누워 단잠을 청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그 그늘을 가린 작은 나무들이 손뼉을 치는지 햇살도 놀라 흔들리고요. 어찌해야할 줄 모르겠습니다. 그 햇살 사라지면 나는 즐거워할 테지만 키 작은 나무들은 울고불고할 게 분명하지요. 울어본 기억이 거의 없는 당신, 그래도 나는 당신과 함께 이 작은 숲 속에 한 번 누워 보고 싶어요. 초록그늘에 감기고 싶어요.

 

 

 

 

 

* 청산우체국 소인이 찍힌 편지, 천년의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