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굴하지 않는다 [윌리엄 어네스트 헨리]

초록여신 2008. 2. 21. 23:05

굴하지 않는다
Invictus

 

 

 

 

 

 


온 세상이 지옥처럼 캄캄하게
Out of the night that covers me,
나를 엄습하는 밤에
Black as the Pit from pole to pole,
나는 그 어떤 신이든, 신에게 감사한다.
I thank whatever gods may be
내게 굴하지 않는 영혼 주셨음을.
For my unconquerable soul.

 


생활의 그악스러운 손아귀에서도
In the fell clutch of circumstance
난 신음하거나 소리 내어 올지 않았다.
I have not winced nor cried aloud.
우연의 몽둥이에 두들겨 맞아
Under the bludgeonings of chance
머리에서 피가 흘러도 고개 숙이지 않는다.
My head is bloody, but unbowed....

 


천국의 문이 아무리 좁아도,
It matters not how strait the gate,
저승의 명부가 형벌로 가득 차 있다 해도
How charged with punishments the scroll,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I am the master of my fate;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I am the captain of my s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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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iam Ernest Henley

 영국의 시인. 비평가(1849~1903). 유년 시절 결핵으로 한쪽 다리를 잃었고, 에든버러에서 저널리스트로 일하며 시를 썼다.

S. 파머와 함께 편찬한 <속어사전>이 널리 사용된다.

 

 

'운명의 횡포'에 굴하지 않으리

 어렸을 때 결핵으로 한쪽 다리를 절단해야 했던 시인은 어른이 되어서도 온갖 병마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정말이지 온 세상이 깜깜해지는 절망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분연히 일어나 운명의 횡포에 맞서 싸웁니다. 걸핏하면 야비하게 뒤통수를 내려치는 '우연의 몽둥이'에 죽도록 맞아도 고개 숙이지 않습니다. 고개 숙인다는 것은 곧 굴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인의 의지와 투지가 비장하다 못해 슬프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나는 내 운명의 지배자요, 내 영혼의 선장인 것을." 이런 믿음이라면 무얼 못하겠습니까. 운명도 길을 내주고 피해갈 것 같습니다.

 

 

 

 

 

* 장영희의 영미시산책(축복), 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