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무엇이 무거울까? [크리스티나 로제티]

초록여신 2008. 2. 20. 21:58

무엇이 무거울까?

What Are Heavy?

 

 

 

 

 

 

 

 

 

 

무엇이 무거울까? 

What are heavy?

바다 모래와 슬픔이.

sea-sand and sorrow:

무엇이 짧을까?

What are brief?

오늘과 내일이.

today and tomorrow:

무엇이 약할까?

What are frail?

봄꽃과 청춘이.

spring blossoms and youth:

무엇이 깊을까?

What are deep?

바다와 진리가.

the ocean and tru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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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티나 로제티

Christina Rossetti

영국의 여류시인(1830~1894). 따뜻한 감성과 자기 억제적인 사랑의 정신을 언어로 표현한 탁월한 애정시들을 남겼다. 결혼하지 않고 어머니와 함께 평생 독신으로 살았다.

 

 

삶의 무게는...

 "무엇이 무거울까"에 대한 답으로 시인은 "바다 모래와 슬픔"이라고 답을 합니다. 처음에는 구체적 사물을 말하고, 다음에 추상적 상징을 연결하여 이야기하고 있지요. 글쎄요, 저라면 무거운 것은 '바위, 그리고 우리가 짊어지고 가는 삶의 무게'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아직은 바람이 싸늘한 초봄, 무심히 길을 걷다가 길 가장자리에 피어있는 작은 풀꽃을 보았습니다. 쌓인 눈을 뚫고 피어난 파란 꽃잎이 얼마나 정교하고 어여쁜지요. 짓밟고 갈아엎어도 눈폭풍 속에 피어나 생명의 소식을 알려주느 봄꽃은 작지만 절대 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봅니다. 짧은가 하면 긴 것이 세월이고, 약한가 하면 강한 것이 청춘이고, 무거운가 하면 짊어지고 가면서 그런대로 기쁨과 보람도 느끼는 것, 그것이 삶의 무게라고 말입니다.

 

 

 

 

 

 

* 장영희의 영미시산책(축복), 비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