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적막한 귀가 [박찬]

초록여신 2008. 1. 28. 18:36

 

 

 

 

 

 

 

 

 

 

 [매너모드] 3월 10일 월요일 오후 열시 삼십팔분 오늘 하루 아무 일도 없었다 아무도 날 찾지 않았다 자동차 소리에 행여 들리지 않을까 진동으로 해놓고 온종일 들고 다니면서 혹 손떨림을 느끼지 못했을지 몰라 가끔씩 들여다보았지만 [부재중 전화] 표시는 없었다 누구도 전화하지 않은 거다 아무도 날 찾지 않은 것이다 어디예요 언제 들어올 거예요 하다 못해 그런 전화마저도 없었다

 

 

 젊은 날 배낭 하나 달랑 메고 돌아다닐 때 버스에서 만난 한 여자가 물었다 혼자 다니면 외롭지 않아요? 잘 모르겠는데요 혼자 다니면 왜 외로울 거라고 생각할까...... 혼자는 외로운 것일까...... 나는 늘 혼자였는데...... 그래도 외롭다는 생각은 한 적도 없는데...... 그런데 오늘 문득 한 생각 떠오른다...... 이제는 가도 되겠다...... 조용히 돌아가도 되겠다 싶다...... 누구도 귀찮게 하지 않고 슬그머니 가기 참 좋은 때인 것 같다.....는......

 

 

 ......

 

 

 오늘은 참 별이 유난히 많이 떠 있다

 

 

 

 

 

 

* 외로운 식량,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