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세월 [이재무]
초록여신
2008. 1. 19. 10:29
허구한 날 지청구
힘 부친 일이나 시키고
찬물이나 끼얹고
허구한 날 욕설 퍼부어대며 발길질
어렵게 왔던 여자 쉽게 떠나고
식솔 제 명에 못 살게 하고
믿는 도끼 발등 찍고
몽둥이 휘둘러 마음 가지 부러뜨리고
홧병 심어놓더니
몸속 기관들 이음새 느슨하게 풀어놓더니
사는 게 다 그렇지요, 허허허!
실없는 사람 되게 하다가도
불끈 솟는 욕망으로 벌겋게 몸 달궈놓더니
그래도 가고 나면 빈 자리 커서
아쉽고 허전한 그것,
* 저녁 6시 / 창비,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