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꽃산행 [조용미]

초록여신 2008. 1. 14. 05:44

 

 

 

 

 

 

 

 

 

 

 

꽃의 이름을 불길함과 함께 떠올리며 시작하는 하루란

 

 

산자고와 목숨을 바꾼 사람..... 이런 말을 중얼거리며 깨어난 새벼

식물도감에서만 볼 수 있던 꽃들을 만났다

꽃들은 다 사라지고 내가 붙잡은 말이 너무 무거워 불을 켜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새벽 세시

흰 꽃들만 보였는데, 웬일인지 다 벼랑에 피어 있었는데

누가 아스라지나 산자고와 목숨을 바꿀 것인가

 

 

봄꽃의 이름과 죽음이 맞닿아 있는 불길함으로 잠을 설치는 밤

 

 

 

 

 

* 일만 마리 물고기가 山을 날아오르다, 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