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분에 매화꽃이 올 적에
그걸 맞느라 밤새 조마조마하다
나는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아이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돌아올 적에
나는 또 한 말을 내어놓는다
이제 오느냐,
말할수록 맨발 바람으로 멀리 나아가는 말
얼글얼금 엮었으나 울이 깊은 구럭 같은 말
뜨거운 송아지를 여남은 마리쯤 받아낸 내 아버지에게 배냇적부터 배운
* 그늘의 발달, 문학과 지성사(2008)
……
아버지 칠순이라 강원도 시골집을 다녀왔습니다.
어서 오너라,라는 말이 '이제 오느냐'로 들려오는 이유는 스스로의 미안함이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래도 이제서라도 다녀왔지만,
이제 오느냐,
언제 오느냐,
아직도 안오느냐,
사립문 앞에서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부모님의 뒷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려옵니다.
언제 오느냐, 물어올 때...
곧 갈게요,
또 올게요,
그렇게 대답할 수 밖에 없는,,,
살아계실 때 잘 하라는 말씀에 동감하며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어서 오너라, 반겨주는 부모님을 오래도록 뵙고 싶은 맘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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