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다움

껍질은 속보다 더 깊다 [이수익]

초록여신 2008. 8. 3. 12:33

 

 

 

 

 

 

 

 

 

세상의 모든 껍질들아

너희들은 왜 그렇게 딱딱하니?

왜 그렇게 두껍고

질긴 거니?

 

 

새콤달콤하고 향긋한 이 살을 드셔보세요

고소하고 영양가 많은 이 속을 드셔보세요

부드럽고 감미로운 이 알몸을 드셔보세요

 

 

아시겠죠, 이젠?

 

 

당신께 지상(至上)의 아름다운 열매 바치고 싶어

이 몸 하나 딱딱하거나,

두껍거나,

질긴 가죽이어도 좋았던 것을!

 

 

 

 

 

*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천년의시작(2007)